“월요일부터 지각하겠네요”···광주 시내버스 파업에 출근길 불편·혼란
작성자행복인
- 등록일 2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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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7시 40분 광주광역시 북구 한 버스정류장. 출근길에 나선 시민 5~6명은 ‘시내버스 파업 운행지연’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유심히 읽고 있었다. ‘시내버스가 평소 대비 70% 정도로 운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내용이다.
시민들은 버스 파업 사실을 알지 못했던 듯했다. 평소보다 10분 이상 늦어진 배차 시간 탓에 휴대전화로 시간을 계속 확인하거나 버스 안내 전광판을 빤히 쳐다보는 시민이 많았다.
직장인 박민섭씨(34)는 “월요일부터 지각을 하게 생겼다. 조금 더 일찍 나왔어야 했는데 후회가 된다”며 “회사에 뭐라고 말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내문이 부착되지 않은 버스정류장도 있었다. 이날 광주 북구 4곳과 서구 3곳 등 7곳의 버스정류장을 확인한 결과 3곳은 안내문이 없었고, 1곳은 모서리 부분에 테이프가 떨어져 반쯤 접혀있었다.
뉴스 검색 등을 통해 파업 사실을 확인했다는 주부 박영선씨(서구 광천동·46)는 “파업이 잘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고정운씨(북구 운암동·22)는 “10분쯤 지연된다고 했는데 체감상 20분을 훌쩍 넘긴 것 같다”며 “왜 시민들이 피해를 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택시를 잡기도 하늘의 별 따기였다. 도로 곳곳에는 택시를 잡으려고 손을 흔드는 시민들이 많으나 대부분 예약 차들로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서구 광천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변혜정씨(22)는 “버스는 계속 지연되는 데다, 택시를 잡는 것도 만만치 않다”며 “버스는 시민의 발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사측과 노조 모두 조금씩 양보를 해 하루빨리 파업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자 비상수송대책을 세워 운행률을 80% 이상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하철을 12회 증편 운행하고, 출퇴근 시간 택시를 집중적으로 배차하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시 등에 따르면 노조는 임금 8.2% 인상과 함께 정년 65세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적자로 인한 임금 동결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시민들의 출퇴근길 불편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버스 파업에 따라 일부 노선 및 운행 시간이 연장될 수 있으니 승용차 함께 타기, 가까운 거리 걷기에 적극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