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트 [기고]‘직장인 든든한 한 끼’ 시범사업서 검증해야 할 것들
작성자행복인
- 등록일 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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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직장인 대상 보편적 지원이 아닌, 여건이 열악한 인구감소지역과 지방 산업단지 중소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선별적 먹거리 지원사업을 마련했다. 점심 외식비 20% 할인 지원(월 최대 4만원)과 산업단지 내 ‘천원 아침밥’ 제공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정책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식사 접근성을 개선해 편의점 간편식 의존도를 줄이고 영양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금 지급이 아닌 지역 외식업체를 통한 지원 구조로 설계돼 지역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국내 농산물 소비 기반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연간 79억원으로 5만명을 지원하는 것은 전체 중소기업 근로자의 0.6%에 불과해 정책 효과의 실질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또한 지원금 유입으로 인한 외식 물가 상승이 비수혜자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과 지원 대상 선정 기준의 형평성 문제도 검토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정부가 전면 시행이 아닌 3년간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것은 적절한 접근이다. 이는 정책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실증적 검증을 통해 개선하겠다는 신중한 접근을 보여준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지원 지역과 비지원 지역 간 외식 물가 변화율 비교를 통해 물가 왜곡 여부를 검증하고, 지역 외식업체 매출 증가율과 신규 고용 창출 규모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측정해야 한다. 또한 근로자의 식생활 질 개선 정도와 국내 농산물 소비량 변화가 농가 소득에 미치는 영향도 정량 분석해야 한다.
이번 정책은 복지 정책의 대상과 범위 확장이라는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정책을 더 큰 맥락에서 보면, 전통적인 복지 대상을 넘어서는 사회보장 체계 확장의 시험대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복지 정책이 주로 저소득층·고령층·아동 등에 집중됐다면, 이번 정책은 근로자의 삶의 질 영역까지 정부가 관심을 기울인다는 의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 정책은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검토할 가치가 있는 정책 실험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시범사업 기간 동안 체계적이고 투명한 모니터링과 3년 후 독립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 본사업 전환 여부 결정이 충족돼야 한다.
궁극적으로 이 정책의 성공은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해법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 지원이 중소기업의 자체 복지 개선 노력을 촉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지역경제와 농업 부문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면, 새로운 복지 모델의 성공적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수화기로 새어 나오는 가느다란 숨소리에 위기 상황을 직감한 소방관의 신속한 대처로 자칫 큰일을 당할 뻔한 80대가 생명을 구했다.
지난 16일 오후 8시34분 부산 119종합상황실로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5초간 아무 말이 없는 전화는 끊어졌고 상황실에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다. 1분 뒤 같은 번호로 신고전화가 걸려왔고 16초간 아무 말이 없다 끊어졌다. 상황실에서 다시 전화했으나 받지 않았다. 단순한 오신고로 처리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전화를 받은 서종한 소방교는 혹시 모를 긴급 상황에 대비해 긴급 상황인 경우 반드시 119로 재신고 해달라는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1분 뒤인 오후 8시36분 세 번째 신고전화가 걸려왔고 수화기에서는 희미하게 호흡곤란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서 소방교는 통화 중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카마그라구입 기반으로 구급차와 펌프차에 출동을 지령하고 경찰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등 상황을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발신지는 부산 사상구 주례동 다세대 주택 밀집지역. GPS의 오차와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 특성으로 정확한 주소 파악이 어려웠다. 현장에 도착한 대원들은 집집마다 확인하며 수색을 이어갔다.
오후 8시41분, 오후 8시42분 서 소방교는 전화를 걸었고 여기 좀 와 주세요라는 답을 들었다. 주소를 묻자 응답이 없었다. 오후 8시44분 소방대원들은 경찰과 함께 반경 50m 이내에서 집을 찾고 있었다.
전화는 연결된 상태였고, 오후 8시58분 수화기 너머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장소가 특정되자 소방대원들은 신속하게 문을 개방해 들어갔고 쓰러져 있는 A씨(80대)를 발견했다. A씨는 식은땀을 흘리고 고열과 저산소혈증을 보였다. 대원들은 즉시 응급처치를 시행한 뒤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패혈증으로 진단을 받았고 18일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번 구조는 희미한 위험 신호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 GPS를 활용한 신속한 출동 지령, 경찰과 긴밀한 협조, 현장 대원들의 체계적 수색, 과감한 강제 개방 결정 등 단계마다 전문성과 협업이 유기적으로 발휘된 결과라고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자평했다.
최정식 부산소방재난본부 119종합상황실장은 단 한 통의 전화라도 시민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한 사례라며 우리 119종합상황실은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고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로 시민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